28. 해운대 프로모션존의 허울과 푸드트럭 상인들의 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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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산 칼럼세상 스물여덟 번째 이야기

 

하루에 만원도 못버는 해운대 페스타는 결국 파행을 하고 말았다

 

휴가 절정이던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 위 10대의 푸드트럭 앞에는 100여 개의 테이블이 놓여 있었지만, 음식을 먹는 사람은 10여 명에 불과했다. 준비한 식재료는 썩어가고, 인건비는 주어야 하는 ‘이중고’ 속에서 상인들의 한숨이 깊어졌다.

 

문제는 '프로모션존'이라 불린 민간 유료 프로그램의 실패였다. 해운대구가 민간 업체와 손잡고 백사장 200m 구간을 지정, 지난달 1일부터 유료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나 모객은 참담했다. 워터파티장과 '강철부대' 체험장 등은 운영 중단 후 흉물로 방치됐다. 관광객들은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은 해운대와 맞지 않는 프로그램이라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구조대원들은 소음 때문에 무전이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운영사 측은 해운대구의 민원과 음향 조절 요구로 인해 행사가 중단됐다고 항변했다. 구청이 무대 음량을 60㏈ 이하로 제한하자, 10일 만에 행사 운영을 중단했다. 손님이 뜸해진 푸드트럭 상인의 불만에도 해운대구는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운대구는 기획과 운영 책임은 민간사업자에게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책임을 선을 긋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푸드트럭 상인들은 절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상인과 관계자 160명은 이미 구비해둔 식재료를 되돌릴 수 없어 버스킹존을 자체 운영하며 영업하는 상황이라며 총 피해 금액은 20억 원 규모라고 밝혔다. 두 달 장사를 위해 들어왔지만, 허울뿐인 프로모션존과 책임 회피 행정으로 인해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 셈이다.

 

이번 사태는 소위 말하는 '창의적 관광 서비스'라는 명목 아래 벌어진 민간과 행정의 책임 떠넘기기가 불러온 결과다. 해운대구는 늦게나마 운영사에 정상화 방안을 요구하며 대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미 피해를 입은 상인들의 불만과 손실은 쉽게 회복되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해운대 프로모션존 사태는 행정과 민간업체가 관광 활성화라는 명분만 내세운 채 실질적 현장 관리와 책임을 소홀히 한 결과다. 백사장의 푸드트럭 상인들이 남은 휴가 기간을 무사히 버틸 수 있을지, 그리고 관리는 누구의 몫인지, 해운대구는 이제 명확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중정일보 주필 이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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