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 "왕릉뷰 아파트" 철거 불가능으로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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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 김포 장릉의 경관을 훼손했다며 빚어졌던 소위 "왕릉 뷰" 아파트 철거 논란이 결국 불가능으로 가닥이 잡히게 되었다. 수분양자들의 입주가 곧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은 허가를 받지 않고 지은 아파트의 철거를 요구하고 있지만 입주가 시작되는 순간 철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현재 흉물스럽게 시야를 가로 막아버린 아파트들

 

지난 3일 인천 서구청에 따르면 서구는 대광건영이 원당동에 조성하는 '검단신도시 대광로제비앙'에 대해 사용검사 신청이 접수되는 대로 검토에 나설 방침이라고 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서류가 접수하면 검토부터 할 것이라며 일반적인 아파트와 같이 법령대로 검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용검사는 주택건설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 건축한 건물이 승인 내용대로 이행돼 건축행정 목적에 적합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다. 즉 마무리 단계의 행정처분을 앞두고 있다는 상황이다.

 

김포 장릉은 조선 선조의 다섯째 아들이자 인조의 아버지인 추촌왕 원종과 부인 인헌 황후의 무덤으로 장릉을 포함해서 조선왕릉 40기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함께 등재된 곳이다. 경기도 파주에 있는 아들 인조의 무덤과 부모인 원종과 인헌 황후의 무덤, 그리고 계양산이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배치가 독특한 곳이다. 특히나 왕릉이 조산(祖山) 역할을 하는 계양산을 바라보고 있는 모양새라 명당이라고 꼽히는 곳이다. 유네스코는 이 왕릉을 뽑은 이유로 한국인의 세계관이 반영된 장묘문화와 이런 공간 배치가 보존되고 관리되고 있는 점을 등재 사유로 꼽았다.

 

최악의 경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서 박탈될 위기에 처해진 장릉

 

이렇게 왕릉뷰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김포 장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서 박탈될 위기까지 처해지게 되었다. 고작 풍수지리가 사람들의 아파트보다 중요하냐고 말할 수 있겠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조선왕릉 전체가 장릉이 중요한 게 아니라 풍수지리까지 문화의 일종으로 존중해 채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국 리버풀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지정구역을 재개발하면서 자격이 박탈되었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구 시가지 역시 가즈프롬이 라흐타 센터를 지으려다 스카이라인을 훼손할 경우 가치 훼손으로 퇴출될 수 있다는 경고를 받고서는 건설부지를 라흐타로 옮긴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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