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처의 '윤비어천가' 합창, 원곡자 권진원 "당혹스럽다"

대통령경호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생일에 맞춰 가수 권진원의 노래를 개사해 축하곡으로 부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원곡자인 권진원 씨는 이에 대해 “정말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언론에 공개된 '윤비어천가'

 

권진원 씨는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SBS 보도 화면을 캡처한 사진과 함께 글을 올리며, 장미꽃 한 송이와 시집 한 권만으로도 행복한 생일을 보내는 연인들의 사랑 노래 '해피 버스데이 투 유'가 이렇게 개사되다니 정말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지난 2023년 12월 18일, 윤 대통령 생일에 대통령실 강당에서 열린 창설 60주년 기념행사에서 해당 곡의 가사를 바꿔 합창했다고 보도했다. 개사된 가사는 '새로운 대한민국 위해서 하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대통령이 태어나신 뜻깊은 오늘을 우리 모두가 축하해' 였다.

 

경호처는 이날 유명 뮤지컬 '렌트'의 노래 '시즌스 오브 러브'도 개사해 '84만 5280분 귀한 시간들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는 당신'이라는 가사로 불렀다. 여기서 84만 5280분은 윤 대통령이 취임한 2022년 5월 10일부터 행사가 열린 2023년 12월 18일까지 587일을 계산한 수치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성훈 경호처 차장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에 출석하며 "생일에 친구들이 축하 파티나 노래를 안 해주나.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흔한 일 아니냐'고 입장을 밝혔으나, 국민들의 분노는 끝에 달하고 있다.

 

경호처가 윤 대통령의 생일을 기념해 창설 60주년 행사를 사실상 대통령 생일파티로 치렀다는 점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야당에서는 이를 두고 공직자의 충성심을 넘어선 사적 행사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여권 관계자는 공직사회 내부에서 상징적 의미를 담아 진행된 행사라며 특정 의도가 있다고 보기엔 과도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원작자 권진원 씨는 노래가 정치적 목적으로 개사된 것이 유감스럽다며 향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두에게 사랑 받는 노래가 1초만에 한숨으로 바뀐다. 이것은 한편으로는 사과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가수 이승환은 윤비어천가를 보더니 종북의 의심된다고까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