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정의당 총선 패배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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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로고 (사진=정의당 공식 홈페이지)

이병산칼럼세상 다섯 번째 이야기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결국 눈물을 흘렸다. 지난 16일 정의당 중앙선거 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고단한 정의당의 길을 함께 개척해온 우리 후보들을 더 많이 당선시키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심 대표는 정의당의 유일한 지역구 당선자였다.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를 이어받은 여영국 후보를 비롯한 이정미, 추혜선, 김종대, 윤소하 의원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국내 진보정당의 대안으로 떠오른 정의당이 이번 총선에서 안타까운 모습을 보인 미래통합당보다 훨씬 득표가 적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총선에서의 '꼼수'라 일컫는 비례 위성정당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 나의 관점이다.

 

우선 비례연동제를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준비했던 시점에서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을 예측조차 하지 못했다는 변명은 너무나도 안일(安逸)한 것이다. 또한 늦게 알아다손 치더라도 그에 대한 대응전략이 고작 비난에 그쳤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진보정당의 큰 그림을 준비하고 있었다면 이제 더 이상 이런 무능한 대응은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후보에 대한 대책도 어림없었다. 청년 후보를 내세우면 뭐했나. 그렇다고 젊은 지지층이 더욱 정의당을 얻었는가를 다시 한번 되짚어 봐야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노령화되어가는 국회에서 혹은 당내에서 분위기 전환을 위해 비례대표를 과감하게 선택한 것에 비해 젊은 유권자에게 와 닿은 이미지는 전혀 없다. 아니 오히려 젊은 층이 가장 예민한 불공정 시비가 더 붙었을 뿐이다. 이에 이슈 홍보도 못한 채 자격 논란이 결국 중점이 되어버렸다. 뿐만 아니 국가혁명배당금당에 이어 두 번째로 여성 후보를 많이 냈음에도 페미니즘 이슈 조차도 앞세우지 못한 채 여성의 당에게 표를 모두 뺏겨버렸다.

 

현재 정의당은 '진보 원내 정당'이라는 간판만 위시(爲始)하고 있다. 유일한 보수에 맞설 수 있는건 우리니 표를 달라는 말 밖에 되지 않는다. 오히려 기존의 전신이었던 민노당 시절보다도 더 움츠러들고 좌파적 어젠다, 이슈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다. 그저 우리도 여당의 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 심판' 따위의 어설픈 미래통합당 홍보 문구만 따라 하는 모습을 보였을 뿐이다.

 

당선된 비례 1, 2번 후보도 마찬가지다. 정말 정책으로 뭔가를 바꿔보려 의원이 되었는지, 단지 유명 진보인사에 묻혀 당직자나 보좌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할지 한번 생각해봐야한다. 현재로는 그저 듬직한 계약직 공무원에 취직된 사람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기왕 공천에 재신임이라는 엄청난 책임을 받았으니 이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필자는 이 시대의 참애국보수를 지향하는 자로서 사실상 좌파 정당에 대한 이슈는 꺼내놓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좌, 우가 바로 서야 애국(愛國)이 서는 것이요. 음과 양이 잘 비벼야 비로소 원이 나오는 것이다. 정의당이여. 이제 울지 말고 우리 정당이 정통 진보 정당임을 내세워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된다.

 

+본 글은 2020년 4월 21일 '이칼세' 홈페이지에서 옮겨온 것입니다.

이병산 병산미디어 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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