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 20ｍ 싱크홀, 오토바이 운전자 결국 숨진 채 발견

서울 강동구 명일동 한복판에서 벌어진 대형 싱크홀(지반 침하) 사고가 결국 참사로 이어졌다. 땅 속으로 사라졌던 오토바이 운전자 박모(34) 씨가 실종 17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고요하던 사거리 한복판, 갑자기 열린 검은 땅속이 한 사람의 젊은 생을 앗아갔다.

 

소방 당국은 25일 오전 브리핑에서 "박씨가 오전 11시 22분쯤, 싱크홀 중심부에서 약 50m 떨어진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박씨는 추락 직전 복장 그대로 헬멧을 착용한 채, 오토바이 장화까지 신은 상태로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서울 강동구의 싱크홀, 결국 오토바이 운전자는 숨졌다

 

전날 오후 6시 29분,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서 지름 20m, 깊이 20m에 달하는 대형 싱크홀이 갑자기 발생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함몰에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던 박씨는 그대로 빨려 들어갔고, 구조대는 밤을 지새우며 그를 찾았지만 결국 생존하지 못한 채 발견됐다.

 

소방 관계자는 현장에 물과 토사가 뒤엉켜 있었고, 인근 공사장에서 흘러든 중장비까지 엉켜 구조 작업이 쉽지 않았다며 배수 작업과 토사 제거를 거쳐야만 박씨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씨의 오토바이와 휴대전화는 이날 새벽 지하에서 먼저 발견됐지만, 구조대는 무너진 지반의 위험과 토사에 막혀 애를 먹었다. 마침내 17시간여 수색 끝에 박씨의 시신이 수습됐다. 살아 돌아오기를 바랐던 가족들과 구조대원들은 결국 고개를 떨궜다.

이번 사고는 평범한 퇴근길에 생긴 대형 참사로, 시민들 사이에서는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거세다. 도심 한복판 도로에서 예고 없이 땅이 꺼지고 사람이 사라지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와 강동구청은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며, 사고 지점 인근 공사 현장과의 연관성 여부도 확인 중이다.

서울 한복판, 우리가 디디고 서 있던 땅이 무너졌다. 더 이상 '예외적인 사고'로 넘길 수 없는 순간이다.

 

사고현장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